서논술형 수능, AI가 채점한다면 믿을 수 있을까
지금 무슨 논쟁이 벌어지고 있나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 교육 정책의 큰 방향을 논의·결정하는 기구)가 수능에 서술형·논술형 문항을 넣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교육계 의견이 크게 갈리고 있다. 찬성 쪽은 '오지선다(다섯 개 중 하나를 고르는 방식) 문제로는 깊이 있는 사고력을 못 잰다'고 말하고, 반대 쪽인 교사노조는 '교실 여건부터 갖춰야 한다'며 고교학점제가 시행 초기 겪었던 교원·공간 부족, 지역별 격차를 근거로 든다.
여기에 채점 공정성 문제가 더해진다. 서술형·논술형은 답이 하나로 정해지지 않다 보니 '누가 채점하느냐에 따라 점수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불안이 크다. 최근 한 유튜브 영상에는 이를 '현대판 과거제(관리를 뽑던 옛 시험 제도에 빗댄 표현)'라 부르는 댓글이 수천 개 달렸다는 보도도 있었다.
AI 채점 가이드라인, 무슨 의미인가
보도에 따르면 평가원장은 올해까지 학교에서 쓸 수 있는 AI 채점 가이드라인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2028학년도 수능 체제 개편이 고교학점제의 본격 시행과 맞물려 학교 평가 방식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취지의 설명도 함께 나왔다.
다만 이는 방향 제시일 뿐, 실제로 AI가 서술형 답안을 어떻게, 얼마나 정확하게 채점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 방식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AI 채점은 채점자 간 편차를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창의적이거나 예상 밖의 답을 사람만큼 이해할 수 있는지는 여전히 검증이 필요한 영역이다. 취지는 이해되지만, 가이드라인이 나온 뒤에도 신뢰성을 실제로 확인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지금 고1·2가 치르는 시험과는 무슨 관계인가
헷갈리기 쉬운 부분이 있다. 국교위는 대입 개편안 시안을 10월까지 마련하고 내년 3월에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국교위 관계자도 '아직 정해진 내용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보도에서 언급된 서논술형 전면 도입의 목표 시점은 지금 고1·2가 치르는 2028·2029학년도 수능보다 이후 세대를 향한 논의로 알려져 있다.
즉 지금 고1·2는 이미 정해진 통합형 수능(국어·수학·탐구의 선택과목을 없애고 공통과목 중심으로 치르는 체제)을 그대로 준비하면 되고, 서논술형 확대 논의는 '다음 세대의 예고편' 정도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다만 논의 과정에서 내신이나 수행평가에 서술형 비중이 먼저 늘어날 가능성은 열려 있으니 완전히 무관하다고 볼 수도 없다.
정책의 취지와 한계를 함께 보면
서술형·논술형 확대는 단답형·객관식 위주 학습에서 벗어나 스스로 논리를 세우는 힘을 키운다는 점에서 방향성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교사노조가 지적하듯 제도가 현장 준비보다 앞서 발표되면, 채점 인력과 기준, AI 같은 보조 도구의 신뢰성이 뒤따라오지 못해 학교마다, 지역마다 격차가 벌어질 위험이 있다. 고교학점제가 겪었던 시행착오는 '제도의 취지가 좋아도 실행 여건이 없으면 부담이 학생과 교사에게 그대로 쌓인다'는 교훈을 남겼다.
자주 묻는 질문
· 뉴시스 — 평가원장 "올해까지 학교 AI 채점 가이드라인 제안"
· 연합뉴스 — 수능 서논술형 놓고 교육계 온도차"오지선다 한계""현실 외면"
· 중앙일보 — "현대판 과거제냐"…'서·논술형 수능 우려' 유튜버 영상에 댓글 2천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