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학이 내신 5등급제를 1년 먼저 써봤다, 그 뜻은?
무슨 일이 있었나
보도에 따르면 한 대학이 2027학년도 학교장추천전형에서 학생부 교과 성적 반영 방식을 바꿨다. 원래 내신 5등급제는 2028학년도 대입부터 적용되는데, 이 대학은 이를 1년 앞당겨 지금 고3(2027학년도 대입 대상)에게 먼저 적용한 것이다. 기존 9등급제 점수를 A~E 5개 등급으로 환산해서 1~2등급을 A(100점)로 묶는 식이다.
같은 날 다른 보도에서는 과학고 경쟁률이 소폭 하락한 배경으로 '내신 5등급제하에서 모수가 많은 일반고 쪽 수요가 늘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등급 체계가 바뀌면 학생들의 학교 선택, 대학의 성적 해석 방식까지 함께 흔들린다는 걸 두 기사가 동시에 보여준다.
왜 이게 고1·고2에게 중요한가
지금 고2는 2028학년도 대입, 고1은 2029학년도 대입 당사자로 5등급제를 실제로 치르게 될 학년이다. 그런데 대학이 제도 시행 전부터 '미리 적용'해보는 사례가 나왔다는 건, 대학들이 이미 나름의 환산·해석 방식을 짜고 있다는 뜻이다. 즉 같은 A등급이라도 어떤 대학은 1~2등급을 묶고, 어떤 대학은 다른 기준을 쓸 수 있어 학교마다 성적 반영 방식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1~2등급을 통째로 A(100점)로 묶는다는 건 상위권 안에서의 미세한 차이가 성적표상으로는 사라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는 등수 경쟁의 압박을 줄이려는 제도 취지에는 맞지만, 동시에 대학 입장에서는 '학생부 교과 성적만으로는 변별이 안 된다(학생 간 실력 차이를 가려내기 어렵다)'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면 대학은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같은 정성평가 요소를 더 들여다볼 가능성이 있다.
취지와 한계, 둘 다 봐야 한다
5등급제의 취지는 촘촘한 9단계 경쟁에서 오는 과도한 스트레스를 줄이자는 것이다. 한두 문제 차이로 등급이 갈리는 상황이 줄어들면 학생들이 좀 더 여유 있게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
하지만 등급을 뭉뚱그리면 대학이 학생을 가려낼 다른 기준을 찾게 되고, 그 기준이 학교마다 다르고 아직 표준화되지 않았다는 게 한계다. 지금처럼 대학이 각자 알아서 환산 방식을 정해 먼저 적용해보는 상황이 이어지면,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는 '내 성적이 어느 대학에서 어떻게 읽힐지' 예측하기가 오히려 더 어려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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