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는 과목이 몇 개?…고교학점제 지역 격차 보기
무슨 차이가 있다는 걸까?
보도에 따르면 서울 일반고는 평균적으로 약 40개 과목을 개설할 수 있는 반면, 경북의 소규모 학교는 20개, 전남은 21개 수준이라고 한다. 고교학점제는 '원하는 과목을 골라 듣는다'는 취지로 설계됐는데, 애초에 선택지 자체가 절반밖에 열리지 않는다면 이 취지가 절반만 작동하는 셈이다.
이 차이는 학교의 잘못이라기보다 구조의 문제에 가깝다. 한 과목을 개설하려면 그 과목을 가르칠 교사와 그 과목을 듣겠다는 학생 수가 어느 정도 확보돼야 하는데, 학생 수가 적은 지방 소규모 학교는 이 조건을 채우기가 물리적으로 어렵다.
왜 이런 격차가 생길까?
도시의 큰 학교는 학생 수가 많으니 소수 인원만 신청해도 과목을 열 여력이 있고, 교사 수급도 상대적으로 유연하다. 반면 지방 소규모 학교는 교사 한 명이 여러 과목을 맡거나, 신청자가 적으면 아예 과목이 폐강되는 일이 흔하다.
정책 취지 자체는 '학생 맞춤형 교육'으로 나쁘지 않다. 문제는 그 취지를 실현할 인프라(교사, 학생 수, 시설)가 지역마다 다르게 준비돼 있다는 점이다. 제도는 같아도 현실은 다르게 작동하는 대표적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고1·2에게는 왜 중요한가?
진로에 맞는 과목을 듣고 싶어도 학교에 개설되지 않으면 학생부에 그 과목 이수 기록을 남기기 어렵다. 특히 이과 계열 심화과목이나 소수 언어, 특정 예체능 과목처럼 신청자가 적은 과목일수록 지방 학교에서는 더 열리기 어려운 구조다.
다만 이 격차가 곧 불이익으로 직결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공동교육과정(여러 학교 학생이 온·오프라인으로 함께 듣는 수업)이나 온라인 학교 밖 교육과정 같은 보완 장치가 이미 운영 중이기 때문에, 학교 안에서 못 듣는 과목을 다른 경로로 채울 여지는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