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는 내신 안 본다? 그 말, 이제 위험할 수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보도에 따르면 서울대 정시 전형에는 교과평가(학교 내신 이수 내용과 성취도를 정성적으로 평가하는 항목)가 40% 반영되고, 고려대도 20%가 반영된다. '정시는 수능 점수로만 뽑는다'는 오래된 통념과는 다른 이야기다.
이 사실이 다시 조명된 배경에는 내신 5등급제 이후 늘어난 '자퇴 후 정시 올인' 고민이 있다. 등급 구분이 촘촘하지 않아 내신에서 손해를 본다고 느낀 학생·학부모 일부가 아예 학교를 그만두고 수능에만 집중하는 편이 낫지 않겠냐는 계산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시=수능만 본다는 공식, 왜 깨지고 있나
대학이 정시에서도 교과평가를 넣는 이유는 간단하다. 수능 점수만으로는 학생이 고교 3년을 어떻게 채웠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고교학점제(학생이 직접 과목을 골라 듣는 제도) 취지도 결국 '무엇을 얼마나 성실히 배웠는가'를 보자는 것이어서, 정시에서도 이 흐름과 완전히 무관하기 어렵다.
다만 한계도 뚜렷하다. 자퇴 후 검정고시를 거쳐 수능을 보는 학생은 애초에 교과 이수 기록 자체가 없거나 다르게 평가된다. 대학마다 반영 방식과 비율이 제각각이라 '내신을 버리면 정시가 안전하다'는 단순 계산이 모든 대학에 똑같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도 학생 입장에선 혼란스러운 대목이다.
고1·2에게는 무슨 뜻일까
지금 고1·2 학생 상당수는 내신 5등급제 아래서 등급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 그 스트레스를 피하려 '학교를 그만두고 수능만 준비하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위 사례처럼 상위권 대학 상당수가 정시에서도 교과 관련 요소를 함께 보는 구조라면, 자퇴가 곧 '내신 리셋'이 아니라 '다른 종류의 평가 항목을 못 채우는 것'이 될 수도 있다.
결국 자퇴는 특정 상황에서 고려할 수 있는 선택지 중 하나일 뿐, 내신이 힘들다고 자동으로 택할 만한 지름길은 아니라는 점을 숫자로 다시 확인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