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목은 늘어나는데, 가르칠 선생님은 충분할까?
무슨 일이 있었나
보도에 따르면 대전교총은 신규 교사 선발 정원을 정하는 방식을 바꾸고, 한시적으로라도 정원을 더 인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유는 2027학년도부터 고교학점제가 고등학교 1~3학년 전체에 적용되기 때문이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골라 듣고 192학점을 채우면 졸업하는 제도다. 과목을 다양하게 열수록 학생의 선택권은 넓어지지만, 그만큼 그 과목을 가르칠 교사도 더 필요해진다는 게 핵심 논리다.
왜 지금 와서 문제가 되나
그동안 고교학점제는 일부 학년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돼 왔다. 하지만 2027학년도는 모든 학년이 동시에 이 제도의 적용을 받는 사실상 첫해다. 지금 고2 학생은 2027년에 고3이 되고, 지금 고1 학생은 고2가 되어 이 변화를 그대로 통과하게 된다.
전 학년 확대는 곧 전 학년에서 다양한 선택과목이 동시에 개설돼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교사를 뽑는 정원 산정 방식이 예전 기준 그대로라면, 학교는 과목은 늘려야 하는데 사람은 못 늘리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교사가 부족하면 학생은 무엇을 잃나
교사 수급이 과목 수를 못 따라가면 가장 먼저 생기는 일은 '개설은 됐지만 실제로는 못 듣는 과목'이 늘어나는 것이다. 희망 학생 수가 적거나 가르칠 교사가 없는 과목은 폐강되기 쉽고, 결국 학생은 1지망이 아닌 과목으로 밀려날 수 있다.
이 문제는 학교 규모와도 맞물린다. 교사 수가 애초에 적은 소규모 학교일수록 과목 다양성을 확보하기 더 어렵고, 이는 지역·학교 간 격차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제도의 설계와 현장의 자원이 맞지 않으면 선택권 확대라는 취지 자체가 흔들린다.
정책을 어떻게 봐야 하나
고교학점제의 방향성 자체는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이라는 분명한 취지를 갖고 있다. 문제는 그 취지를 실행할 인력과 예산이라는 '살림살이'가 제도 설계 속도를 못 따라가고 있다는 점이다.
교사 정원을 한꺼번에 늘리는 일은 단순한 숫자 문제가 아니라 교원 양성, 예산, 학교별 배치 등 여러 변수가 얽힌 문제다. 따라서 이 논의가 어떻게 결론 나는지는 당장 내년 학교 현장의 과목 개설 폭을 좌우할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