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3구 자퇴 816명, 숫자가 말해주는 것과 말해주지 않는 것
무슨 통계가 나왔나
한국교육개발원 자료를 보면 지난해 강남·서초·송파 일반고에서 816명이 학교를 그만뒀고, 이는 서울 전체 일반고 학업중단자의 30% 가까운 비중이다. 특히 전체 중단자의 58%가 고1, 즉 내신 절대평가가 아닌 상대평가 중 등급을 9단계에서 5단계로 줄인 '5등급제'를 처음 적용받은 학년이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 등 입시업계는 이를 '전략적 자퇴'로 해석한다. 5등급제에서는 상위 10%만 1등급을 받기 때문에 2등급에서 1등급으로 올라가는 벽이 예전보다 높아졌고, 일반고는 특목고·자사고처럼 교육과정 차별성을 인정받기 어려워 내신에서 밀리면 만회할 길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이런 학생들이 자퇴 후 검정고시를 거쳐 수능 중심의 정시에 집중한다는 분석이다.
교육부는 왜 '이례적이지 않다'고 했나
교육부는 이 수치가 특별히 비정상적인 현상은 아니라는 입장을 냈다. 학업중단에는 유학, 전학 준비, 건강 문제 등 다양한 사유가 섞여 있어서, '58%가 고1'이라는 숫자 하나만으로 '5등급제 때문에 떠났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취지로 읽힌다.
실제로 이 통계는 상관관계(함께 나타난 현상)이지 인과관계(원인과 결과)를 직접 증명한 것은 아니다. 다만 강남 3구처럼 상위권 학생이 몰려 내신 경쟁이 특히 치열한 지역에서, 하필 5등급제 적용 첫 학년에서 중단율이 튀었다는 점은 우연으로만 보기도 어렵다는 게 입시업계의 시각이다.
5등급제의 원래 취지와 지금의 간극
내신 5등급제는 원래 지나치게 촘촘한 등급 경쟁을 완화하고, 고교학점제 취지에 맞게 학생들이 성적 압박 없이 다양한 과목을 선택하도록 돕자는 목적에서 도입됐다. 그런데 강남 3구 사례는 오히려 반대 결과를 보여준다. 등급 구간이 줄어들수록 한 등급 차이의 무게가 커지고, 교육과정 차별성이 약한 일반고 학생들은 '내신으로 못 만회하면 자퇴 후 수능'이라는 극단적 선택지로 몰릴 수 있다는 신호다.
이는 제도 설계의 의도와 현장의 실제 반응이 다르게 나타난 전형적인 사례다. 제도가 나쁘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일반고에서 내신 경쟁이 치열한 지역'이라는 변수를 함께 고려하지 않으면 정책 효과를 제대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자주 묻는 질문
· 한국경제 — 강남 3구 일반고생 작년 816명 '학업중단'
· 파이낸셜뉴스 — 강남 고1 자퇴 58%…교육부 '이례적 현상 아냐'
· 한겨레 — '내신 5등급제' 영향?…강남 3구 일반고 자퇴생 816명, 절반 이상 '고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