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목 '쏠림' 현상, 절대평가가 해답일까?
무슨 일이 일어났나
보도에 따르면 경기도 교사 3개 단체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고교학점제 선택과목의 평가 방식을 절대평가(정해진 기준 점수만 넘으면 좋은 등급을 받는 방식)로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교학점제가 시행 2년차를 맞았지만, 특정 과목에 학생이 몰리거나 반대로 비는 '쏠림' 현상이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쏠림의 원인으로 지목된 것이 상대평가(학생들의 석차를 비교해 등급을 매기는 방식)다. 선택과목은 원래 학생마다 다른 진로·흥미에 따라 자유롭게 고르라고 만든 제도인데, 같은 과목을 듣는 학생 수가 적거나 수강생의 수준이 어떻게 섞이느냐에 따라 1등급을 받기 쉬운 과목과 어려운 과목이 갈린다는 것이다.
왜 진로보다 등급이 먼저가 되나
학생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당연한 반응이다. 대입에서 내신 등급이 중요한 이상, 같은 시간을 쓴다면 등급이 잘 나올 것 같은 과목을 고르는 게 합리적인 선택처럼 느껴진다. 문제는 그 결과가 '내가 하고 싶은 공부'가 아니라 '등급 계산이 유리한 공부'로 수업 선택의 기준을 바꿔놓는다는 점이다.
이 현상은 이미 앞선 칼럼에서 다룬 '작은 수업 기피' 문제와 맞닿아 있다. 수강생이 적은 소규모 심화 과목은 등급 산정이 불리하게 느껴져 기피되고, 반대로 특정 인기 과목에만 학생이 몰리면 그 안에서도 다시 치열한 등급 경쟁이 벌어진다. 교사들이 절대평가 전환을 요구하는 배경에는 이런 악순환을 끊자는 취지가 있다.
절대평가로 바꾸면 다 해결될까
절대평가는 분명 쏠림을 완화할 수 있는 카드다. 기준 점수만 넘으면 되니 수강 인원이나 동료 학생 수준에 따라 등급이 흔들리는 불안이 줄어들고, 학생들이 좀 더 편하게 진로에 맞는 과목을 고를 여지가 생긴다.
하지만 한계도 분명하다. 절대평가는 학교마다, 교사마다 기준을 다르게 적용할 가능성이 있어 변별력과 공정성 시비가 따라올 수 있다. 특히 대학이 내신 기록을 신뢰하고 평가에 활용하려면 '이 A등급이 정말 A등급 수준인가'에 대한 믿음이 필요한데, 절대평가 체제에서는 학교 간 기준 차이로 이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결국 쏠림 문제와 변별력 문제는 동전의 양면이라, 어느 한쪽으로 완전히 기울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그래서 지금 무엇을 하면 되나
평가 방식이 어떻게 바뀌든, 지금 당장 학생과 학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과목 선택의 '이유'를 분명히 하는 것이다.
- 내가 듣는 학교의 선택과목별 수강 인원과 최근 등급 분포를 담임·진학 상담을 통해 미리 확인해보기
- 등급 유불리만 보고 과목을 고르기보다, 희망 진로·전공과의 연결고리를 함께 따져 선택 이유를 기록해두기
- 평가 방식 변화(절대평가 전환 논의 등) 관련 소식이 나올 때마다 우리 학교·지역 교육청 공지를 함께 확인해 대응 시점을 놓치지 않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