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퇴하면 내신 리셋된다? 그 소문의 진실은
무슨 일이 있었나
한 언론이 지난해 일반고 1학년 자퇴 통계를 팩트체크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고 1학년 100명 중 3명 정도가 학교를 그만뒀고, 그 배경으로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또래 관계 형성의 어려움과 함께 '내신제도 변화'가 거론됐다. 작년부터 적용된 내신 5등급제(기존 9단계였던 상대평가 등급을 5단계로 줄인 제도)와 고교학점제 도입 이후 생긴 이동 수업 방식이 학교 적응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주목할 점은 '내신 리셋'이라는 표현이다. 1학년 때 성적이 나쁘게 나오면 자퇴 후 다시 입학하거나 다른 길을 택해 내신을 새로 시작하려는 심리가 있다는 가설인데, 이 기사는 바로 이 소문이 사실인지 따져본 것이다.
왜 이런 소문이 퍼졌나
등급을 5단계로 압축하면 한 등급 안에 더 많은 학생이 몰린다. 예전 9등급제에서는 성적이 조금만 밀려도 등급이 나뉘었지만, 5등급제에서는 비슷한 점수대 학생들이 한 등급에 뭉치면서 작은 실수 하나가 등급을 가르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1학년 첫 시험에서 밀리면 '3년 내내 만회하기 어렵다'는 불안이 자퇴라는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진다는 추측이 나온 배경이다.
여기에 고교학점제 특유의 이동 수업도 거론된다. 과목마다 교실을 옮겨 다니며 수업을 듣다 보니 고정된 반 친구가 줄고, 관계를 맺을 시간도 짧아진다는 것이다.
팩트체크가 전하는 균형 잡힌 시선
하지만 이 기사가 확인한 바로는 자퇴 증가를 한 가지 원인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또래 관계를 맺는 경험 자체가 부족했던 학생들의 적응 문제가 먼저 거론됐고, 내신제도 변화는 그 중 하나의 요인으로 언급된 수준이다. 즉 '내신 5등급제 때문에 다들 일부러 자퇴한다'는 식의 단순한 그림은 사실과 거리가 있다.
다만 제도 변화가 학교 적응의 어려움을 키우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는 점은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숫자 자체(100명 중 3명)는 크지 않지만, 그 이면에 등급 경쟁에 대한 불안이 깔려 있다면 이는 학생 개인의 선택을 넘어 제도가 함께 들여다봐야 할 신호이기 때문이다.
고1·2가 눈여겨볼 부분
자퇴가 '내신 리셋 전략'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검정고시 준비, 재입학 절차, 학교생활기록부 공백 등 여러 변수가 함께 따라온다. 자퇴 후 성적이 반드시 좋아진다는 보장은 없고, 오히려 학생부 관리나 비교과 활동 공백이 생길 수 있다. 1학년 성적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자퇴를 손쉬운 해법으로 여기기보다는, 2~3학년 등급 관리 전략과 과목 선택을 다시 점검하는 편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