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술형 수능 공론화, 지금 고1·고2는 무엇이 달라지나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 대통령 직속으로 중장기 교육정책을 정하는 기구)가 2026년 8월부터 수능 개편 공론화를 시작했습니다. 공론화란 국민 의견을 모아 정책을 정하는 절차입니다. 핵심 내용은 두 가지입니다. 지금처럼 5지선다 객관식만 있는 수능에 서술형·논술형 문항(답을 문장으로 직접 쓰는 문제)을 넣는 것, 그리고 상대평가를 절대평가(정해진 점수만 넘으면 등급을 주는 방식)로 바꾸는 것입니다.
8월 11일 인천에서 첫 현장 토론회가 열렸고, 8월 말에는 1박 2일 숙의 토론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10월 말에 시안이 공개되고, 공론화를 거쳐 이르면 내년 3월에 확정될 전망입니다.
지금 고1·고2에게 적용되나?
적용되지 않습니다. 대입 제도는 법에 따라 바뀌기 4년 전에 미리 알려야 합니다(대입 4년 예고제). 내년에 방안이 확정되더라도 실제 적용은 그로부터 수년 뒤, 즉 지금의 초·중학생부터입니다. 지금 고1·고2는 이미 확정되어 있는 2028 대입 개편안(선택과목 없는 통합형 수능, 내신 5등급제) 체제로 시험을 치릅니다.
그러니 '수능이 서술형으로 바뀐다더라'는 말에 불안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여러분의 시험 방식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왜 바꾸려고 하나 — 그리고 무엇이 쟁점인가
취지는 이해할 만합니다. 객관식 시험은 정답 고르는 기술을 훈련시키지만,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건 자기 생각을 글로 정리하는 힘이라는 문제의식입니다. 32년 된 시험 방식이 한계에 왔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다만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첫째는 채점 공정성입니다. 수십만 명의 서술형 답안을 누가, 어떻게 똑같은 기준으로 채점할 것인가. 인공지능 채점이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점수에 이의를 제기하면 누가 책임지고 다시 봐줄 것인지가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둘째는 사교육입니다. 서술형 대비 첨삭 학원이 새로 생겨날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 나옵니다. 셋째는 해외 사례입니다. 일본이 비슷한 개편을 추진하다가 채점 문제로 포기한 적이 있습니다.
입시를 오래 지켜본 입장에서 말하면, 방향이 옳더라도 채점에 대한 신뢰가 쌓이기 전에는 전면 도입이 쉽지 않습니다. 실제로 토론회에서도 조건을 걸어 답의 방향을 좁힌 문항부터 단계적으로 넣자는 신중론이 나왔습니다. 확정안이 나올 때까지는 '이렇게 바뀐다'고 단정하는 이야기를 걸러 들으시길 권합니다.
그래도 지금 해두면 좋은 것
이 논의가 지금 고등학생에게 주는 힌트는 하나입니다. 교육 전체가 '고르는 능력'에서 '쓰는 능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방향은 이미 여러분의 학교생활에 들어와 있습니다.
- 내신 수행평가는 이미 서술·논술형 비중이 큽니다 — 수행평가 글쓰기를 대충 넘기지 않는 것이 곧 대비입니다.
- 학교생활기록부의 세부능력·특기사항(세특)은 수업에서 보인 생각의 깊이를 기록합니다 — 발표·보고서에서 자기 생각을 문장으로 만드는 연습이 그대로 쌓입니다.
- 대학별 논술 전형은 지금도 존재합니다 — 글쓰기 힘은 제도가 어떻게 바뀌든 손해 보지 않는 투자입니다.